김건희 여사, 역대 첫 공개 소환된 대통령 부인…“심려 끼쳐 죄송”

 

뉴스폴 김종익 기자 | 김건희 여사가 8월 6일 각종 의혹과 관련해 특별검사팀에 공개 소환되며 역대 대통령 부인으로는 처음으로 수사기관 포토라인에 섰다.

 

이날 오전 9시 30분경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자택에서 출발한 김 여사는 10시 11분쯤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도착했다. 건물 앞 도로에서 하차한 그는 유정화·채명성·최지우 변호사와 함께 약 30m 거리를 걸어 출입문으로 들어섰다.

 

청사 2층 포토라인 앞에 선 김 여사는 “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죄송합니다”라며 고개를 숙인 뒤, “수사 잘 받고 나오겠습니다”라고 짧게 말하고 조사실로 향했다.

 

현장에서 취재진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, 명품 가방 및 목걸이 수수, 공천 개입 의혹 등과 관련해 질문을 던졌으나, 김 여사는 “죄송합니다”라는 말만 남긴 채 추가 답변은 하지 않았다.

 

이번 소환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부인이 수사기관에 공개출석한 사례다. 비공개 조사를 포함하면 역대 영부인 가운데 세 번째다.

 

앞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고 이순자 여사는 2004년 남편의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고,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도 2009년 비공개로 조사를 받은 바 있다.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는 2012년 내곡동 사저 의혹과 관련해 서면조사에 응했으며,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는 비자금 의혹에 이름이 올랐지만 실제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.

 

김 여사는 이미 지난해 7월 서울중앙지검에서 한 차례 비공개 조사를 받은 바 있다. 당시에는 서초동 검찰청사가 아닌 대통령 경호처 부속 청사에서 약 12시간 동안 조사가 진행돼, 특혜 논란이 일기도 했다.

 

이번 소환은 특별검사팀이 주도하면서 공개 절차로 진행됐다. 특검은 이날 김 여사를 상대로 ▲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▲명태균 씨 공천 개입 의혹 ▲건진법사 청탁 의혹 등 핵심 사안에 대해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.

 

윤석열 전 대통령 역시 같은 특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바 있어, 대통령 부부가 나란히 수사기관 포토라인에 선 것은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로 기록됐다.